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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잡지 미열 발간!

에세이 독립잡지 미열이 세상에 태어났다.

인쇄소에 미열을 맡기고 얼마나 불안을 떨며 밤을 지새웠던가

평소와 같은 오전과 오후를 보냈지만 

그래, 인쇄소에 가득쌓인 미열을 보고 나의 밤은 안녕했을까



나는 마침 여자친구를 데리고 갔고

(우리는 왜 남자인 친구가 없지?)

(아마도 남자들이 우리를 친구삼고 싶지 않은가봐..)

(그..래..)


하며 서로를 위로하며 인쇄소에 갔다.

미열을 보고 기쁨에 덩실덩실 춤추는 것도 잠시

너무 무거워서 미열을 가져갈 수가 없었다.

인쇄소도 문들 닫아야하는 시간.

결국 단골가게에 미열을 잠깐 맡기기로 했다.

인쇄소아저씨는 무거운 미열을 가게까지 배달해주셨고

덕분에 우리는 구루마(?)를 끌고 시내를 활보하는 기회를 얻었다.


뜻밖에도 단골가게 사장님이 멋지게 첫 구매를 해주셨다.

사장님도 미열을 보시고 무척이나 들뜨셨다.

아 인쇄소 아저씨도 무척이나.

아, 함께간 친구도

아, 미열을 나온 소식을 들은 사람들도

그랬다. 모두가 들뜬밤이었다.


아잉스튜디오에 미열 배달하고, 언니집에 미열을 배달하고

집에와서 내가 개인적으로 주문받은 사람들에게 미열을 포장했다. 

결국 이 시간까지..(새벽네시 헉!)


꿈같은 오늘을 사실 난 겸손하게 받아들였다.

기쁨보다 해야할 일들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알지 않을까. 


이 순간,  이 밤, 이 시절. 

나에게 영원한 한 순간이었음을. 


독자들에게 보낼 미열을 보면서

부디 그들에게도 안녕하지 않는 밤을

미열이 선사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