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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글

미열 긴 휴식시간을 가집니다

                                                 미열 필독모임, 송도 핑크로더 하우스 게스트





미열 4호를 이번해 1월에 발간하고 나는 미열을 읽어주고 기다려주는 분들에게 거짓말을 했다. 까지는 조금 쉴 테니까 여름에 보자고. 누구보다 기다리던 여름이 왔고 그 어떤 여름보다 뜨거운 여름이었지만 나는 계속 거짓말쟁인 채 시시하게 여름을 보내야 했다

그리고 다시 겨울이 왔다.


그동안 자주 미열은 언제 나오냐는 질문을 받았고 미열에 글을 쓰고 싶다는 사람들도 만났다. 그리고 기꺼이 정기 구독비를 미열 통장에 넣어주는 독자들도 있었다. 모두 감사하다.


미열을 만드는 1년 동안 나는 한 번도 심심하다, 라는 말을 내뱉은 적이 없었다. 가끔 생각한다. 사람들이 좋은 직장과 안정적인 생활을 원하는 것이 심심하기 위해서라고, 또 가끔은 좋아하는 일과 자유를 찾아 떠나는 사람들은 심심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독립잡지 만드는 사람들을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이런저런 이유를 듣게 된다. 어떤 이는 잡지를 보고 어디서 일하자는 제의가 들어왔지만 잡지 때문에 일을 거절한 적이 있다거나 잡지 때문에 직장을 그만둔다거나, 이번 호가 마지막이야라고 말해놓고 또다시 잡지가 발간한다거나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저절로 웃음이 난다. 도대체 우리에게 우리가 만든 이 잡지가 뭘까, 한편으로는 자위고 위안이고 낭비라고 비난받는 잡지가 도대체 뭘까.


긴 고민을 뒤로 한 채 나는 한동안 미열을 만들지 않기로 했다. 덕분에 심심하게 큰고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하하. 미열을 만들지 않고 거짓말쟁이처럼 사는 동안에도 그러했던 것처럼. 모든 게 비겁한 변명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삶에서 한 번도 없었던 이 모든 것들 속에서 나는 본격적으로 끙끙 앓아볼 생각이다. 


미열을 만들지 않고 거짓말쟁이처럼 산 지난 몇 개월 동안 독자분들에게 또 미열에 투고만을 기다렸던 필자분들에게 많이 미안했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리게 했는데 좋은 소식이 아니라 마음이 편하지 않군요. 그러나 우리 또 어딘가에서 우리의 미열로 만나요. 자주 이런저런 글 올릴게요. 고마워요:)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