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편집자(온수)의 방

우리 집에 대한 기록-안녕 우리 집.








집에 있는 날이 많아졌다. 솔직히 말하면 그냥 집에 있는 것이 좋다.

무엇을 하든 하지 않든. 

밖에서 의미없이 소비하는 일도 싫고, 커피 마시면서 시간 보내는 것도 싫다.

맛 없는 음식 먹는 것도 싫고 한 번 보면 잊혀지는 헐리우드 영화도 지겹다.


사람을 만나는 건 좋지만 사람을 만나면서 해야 하는 재미없는 일에

마음이 조금 시무룩해진 거 같다. 


어쩌면 이 한가로운 주말 오후 집 풍경에 중독되었는지도. 

몇 달 전이었다. 집에 있다가 사진이 문득 너무 찍고 싶어서

필름 카메라 들고 집 안 여기저기를 찍었다.

뭐랄까. 우연히 들에 핀 꽃에서 우주보듯이. 

조금 과장이지만, 우리 집 사진 한 장 없다니 하는 생각이 들면서

나중에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거나 혹시 결혼을 해서 

내가 떠나게 된다면 이곳이 그리우면, 어쩌지.

내 기억속에만 존재하는 옛 집들을 떠올려봤다.

  

그래서 집에 있는 틈틈히 기록물을 남겨보기로 했다.


1. 첫 번째 사진은 다락방 올라가는 벽면

내가 우리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풍경 중에 하나.


2. 두 번째 사진은 새벽에 오줌 마려 잠깨서 화장실 갔다가 

새벽공기가 좋아서 화장실에서 보이는 창문을 찍었다.

(내가 좀 이상한가 하하 빛이 부족해서 어둡게 나왔다ㅠ)

창문 앞에 찍힌 네모난 책은 

지하철 책 자판기에서 이천 원 주고 산 책.

책 제목은 

"포기하지 마라, 포기하지 마라,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3. 세 번째 사진은 부엌 스위치.

우리 집에서 볕이 가장 잘 드는 곳인데 안타깝게도 

아무도 자지 않는 곳이라는 점.



다음은 내 방을 찍을 생각이다.

분명 네모 반듯한 방인데 

가끔 모퉁이가 있는 것 같다.


   

 









'편집자(온수)의 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음파 음파  (0) 2013.07.22
그토록 기다려온 여름인데.  (0) 2013.07.12
문득  (0) 2013.06.12
나의 동정  (0) 2013.05.28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때는  (0) 2013.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