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소는 좋으나 제본소의 문제로 늘 미열에 사고가 났다.
여름에는 쪽수가 바뀌는 사태가 벌어졌지만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했고
가을에는 제본기가 고장났다는 이유로 며칠 더 기다려야 했다.
생각해보면 첫 인쇄일 빼고는 늘 문제가 많았다.
그래서 인쇄소 아저씨와의 두터운 우정에도 불구하고
음...인쇄소에 가서 아저씨 게임하고 나는 옆에서 명함 만들고
내가 만든 명함보고 아저씨가 오케이하고
내가 사간 다꼬야끼 먹으면서 서로 이야기하는 그런 추억.
사소하지만 나름 자산 같은 추억이 많으나 바꿔보기로 했다.
나도 이번에는 인터넷으로 인쇄를 해볼까한다.
믿을 수 없겠지만 평생 공인인증서도 없고,
당연히 인터넷 쇼핑도 안한다.
태어나서 인터넷으로 구매한 적은 딱 3번 있다.
티셔츠 한 개. 시디 한 개. 책 한 개.
이런 내가, 여행갈 때도 인터넷으로 티켓을 못 끊어서
여행 기간이 한 없이 미뤄지는 이런 내가.
인터넷으로 미열을 주문해다니... 이건 내 인생의 사건이다.
여튼 이번에는 신중하기 위해 가제본을 만들어볼까한다.
가제본이란, 음 그러니까 말그대로 인쇄상태를 보기 전에 샘플로 몇 권만 찍어서 보는 것.
마음 같아서는 인쇄 낱장으로 몇 번씩해서 원하는 색과 종이 질감을 찾고 싶지만
서울에서는 인쇄비도 싸고 하루 만에 인쇄가 가능하니까 충분하다.
생각만으로도 짜릿하다.
그러나 지금은 시중에 나와 있는 책을 인쇄소 아저씨에게 문의하면서
협의하고 배우며 상상의 나라에 맡기는 수밖에.
여하튼 가제본을 위해 마무리를 해서 올렸는데
역시 서울은 빨랐다. 바로 인쇄해서 보내주겠다는 것.
나는 하루 종일 룰루랄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전화와서 택배비 이야기를 안했다는 것이다.
헉. 택배비를 보내주지 않으면 발송이 힘들다는 것.
음...맞는 말이나 그때 한창 일하고 있어서 도저히 시간 안에 입금이 힘들었다.
아..그럴땐 공인인증서 간절
결국 토요일에 오기로.
동생이 하는 말이,
누나 토요일에 늦게 일어나면 금요일에 받으나 토요일 아침에 받으나 똑같다고
그 녀석이 하는 말은 틀린 적이 없어서 반박은 못했다.
가제본이 오면 인쇄 색깔이나 오타나 분위기를 보면서
수정하고 데이타를 다시 올리면
다음주에는 확실히 미열이 나온다.
좀 느리고 귀찮은 방법이지만
이번에는 이런 방법으로 해볼까한다.
어차피 모든 게 실험이고 도전이었으니까.
내 욕심만큼 한다면 아마도 내년 겨울에 나올 것 같다.
다음 미열이 있으니.
주어진 재량 안에서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해서 만드는 게 가장 중요.
솔직히 말하면 가을호는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옛날부터 내가 생각한 미열이었으니까.
이번 4호는 내가 원하는 방향에 미열로 나왔을까.
편집을 하면서 복잡한 생각이 많이 들었다.
참고로 이번 진짜 마감은 12월 31일이었음을.
그러니 정작 편집시간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나는 매 주 주말을 바치면서 일해야 했다.
거의 2~3주만에 미열 편집을 혼자 끝내다니
아. 지난 수험생 같았던 몇 주를 생각하니 엉엉
여하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곧 미열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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