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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열스토리

미열 4호와 어제 소풍이야기





어제 하루는 미열 판매점을 찾아가는 짧은 소풍이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봉투에 정기구독자의 이름을 썼다. 

마음속으로 이번 4호가 마지막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몇 명 되지 않지만 사실 이 분들 덕분에 나는 1년을 채울 수 있었다.

단지 미열 1호만 보고 혹은 미열을 보지도 않고 나만 믿고 응원해준 1년에

나는 또 다시 빚을 갚으며 미열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첫 번째는 부산대 근처에 있는 화가공동체 민들레였다.

사실 판매점은 아니고 홍보 목적으로 한 권씩 두었는데 어쩌다 입점처럼 되버렸다. 

사람들은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듯 미열을 빌려봤고 간혹 마음에 드시는 분은 사기도 했다. 사실 한 명밖에 없었지만 그 분이 미열 가을호에 빛나는 필자가 되었다. 


미열의 이런 순환구조. 미열은 이 순환구조를 사랑한다.


매번 대표에게 주기만 했는데 제대로 가본적은 어제가 처음이었는다. 

조금 해매기도 했지만 잘 도착했다.


안은 역시나 이제 이사라도 가야할 집처럼 어수선했지만 

대표의 따뜻한(?) 환대와- 난로를 내 옆에 갖다놓으셨다 그런 의미로-

역시나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계셔서 나는 알고 있는 걸 말로 도왔다.

음... 나름 필기도 해줬다.


미열 발간 후 맞은 첫 주말 나들이라 신이 나기도 했다. 

마침 어제 얼마나 날씨가 좋았던가.


다음 장소는 부산대 근천에 있는 샵메이커즈.

찾아가는 길이 결코 어렵지 않다. 세상에 이렇게나 쉽다니 한다.

물론 나도 처음에 갔을 때 몇 번씩 해맸지만.


역시나 반갑게 맞아주셨다:)

이런 저런 독립잡지나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잡지 몇 권을 추천해주셨다.

그중에 나는 <그녀와 나>라는 포켓사이즈의 아주 작은 단편집을 샀다.

그리고 그 동안 안부를 물어며 계절마다 만드는 건 너무 힘들다며 

아. 그 한 마디에 얼마나 많은 의미가 담겨 있는지 알기에 우리는 하하 호호 웃었다.

아쉬워서 자리를 빨리 뜨지 못하고 수다가 조금 길어졌지만

다음 책방 문닫을 시간이 다가와 월른 지하철타고 교대로 향했다.


다음 장소는 이제 제법 알려진 프롬더북스다.

역시나 반갑게 맞아주셨다:) 히히

오시면 항상 책상에 있는 책들을 한 쪽에 치우고 차를 내주신다.

그럼 둘이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프롬더북스는 금토로 날짜가 변경되었는데 나 역시 오늘이 아니면 

다음주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 와야했다.

변경된 날짜로 사람들도 더 자주 찾고 무엇보다 작업활동에 집중할 수 있다고.

나머지 작업을 집중할 수 있는 월화수목을 생각하니 조금 탐이 난다.


프롬더북스 분들도 미열 4호를 보시더니 첫마디가 수고했다고


아ㅡ


그건 정말 만들어보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다.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지.

책을 만드는 샵메이커즈 분도 프롬더북스 분도 마찬가지로 잘 알고 있었다.


우리는 책이라는 그 물성도 좋아하니까.

표지 종이부터 면지, 인쇄도수, 인쇄방식까지 편집자의 결정을 본다.

물론 결정된 제작사양을 읽는 사람들에게 설득하는 것도 편집자의 몫이지만.

이번에는 설득이 잘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모두 모두 고생했다고 이야기해주고, 축하한다고 이야기해줘서 

사실 너무 고맙고 힘이 났다.


미열 4호 발간을 기뻐하고 응원해주셨다.


부산에서 미열을 만드는 게 대단한 건 아니다.

서울에서 만들든 제주도에서 만들든 무슨 상관이겠는가.

다만 여전히 가격과 왜 광고를 넣지 않느냐 하는 

소규모출판을 이해하지 못하고 묻는 경우가 너무 많다. 

그 말을 들으면 힘이 쭈욱 빠진다.


아마도 부산에서 소규모출판을 한다는 게 이런 의미겠지.

그러나 나는 한 편으로는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다행히 부산에 먼저 이렇게 앞서서 책방을 연 분들이 계셔서

유통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게 되었다.


또 이렇게 우리 계절마다 만나니 참 좋네요



결론은 샵메이커즈와 프롬더북스에 미열 4호 입점했습니다.

아! 그리고 덕분에 새해 계획에 수영도 추가했습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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