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열은 어디로 가야할까?
부산에 있는 독립출판서점에 미열을 입고했지만 아직도 전화 한통없다.
물론 기대하지 않았지만 내심 기다리고 있다는 걸 오늘 깨달았다.
뿐만 아니라 서울에 있는 독립출판서점에도 아직 입점하지도 않았는데
몇일째 들락날락거린다. (이미 그 기다림을 누군가에게 들킨것 같지만...)
어제는 미열 축하모임을 위해 부산 경성대학교에 있는 라디오카페에 갔다.
바에 앉아서 사십대 중반으로 보이는 아저씨들이(?) 넥타이를 풀어헤치고
엘피을 만지며 정말 드라마의 한장면처럼
친구들과 그때 이 노래 정말 멋졌다며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고
라디오카페 사장님은 텐테이블에 엘피판을 올리면서 음질을 맞추고 있었다.
사장님의 움직임에는 뭐랄까...음..음...(요즘 표현의 한계에 부딪힌다 자주)
무언가를 대면하는 자세같은,
오랜시간동안 다듬어졌지만 처음부터 그랬을 것 같은 움직임? 뭐 그런 묘한 움직임이였다.
나는 이 순간의 풍경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 조용히 바에 앉아서 사장님의 움직임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몇번의 오르락 내리락 끝에 자신을 태우며 돌아가는 엘피판에서 노래가 터져나왔다.
아 가슴을 울리는 그 노래의 제목을 난 몰랐다.
사장님에게 대관 날짜와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내가 대관료에 대해서 묻자
"문화활동하는 사람들에게는 공간이 필요해
대관료 같은건 없으니까 그냥와서 커피 한잔씩 먹으면 돼"
그리고 나서는 하얀봉투를 꺼내시더니
"이거 내가 한권 팔았어. 내가 바빠서 몇권 더 못 팔았네"
하시며 오히려 나에게 미안해하셨다.
(어떤 곳은 잘팔리면 수수료를 이십프로 받겠다며 홍보포스터도 만들어오라고 했는데
나를 정말 판매하는 사람으로 취급했는데)
사장님에게 너무 고마워 얼싸안을뻔했지만 사모님이 계셔서^^;;
한편으로는 너무 고맙고 한편으로는 너무 미안했다.
그리고 덧붙여서 꼭 얼마이상의 인원수를 넘기지 않아도 된다고
대관할때는 보통 대관료를 지불하거나 일정한 수익을 보장해야하는데
라디오카페 사장님은 나에게 어떠한 조건도 제시하지 않으셨다.
이렇게 미약한 미열의 탄생을 응원해주는데 나도 힘내야겠다 생각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카페에서 나오고 지하철로 걸어가는 길
아주 조금 정말 조금 쥐똥만큼 눈물을 흘렸다.
집으로 가는 길 표를 끊기위해 구간을 선택했다. 천이백원.
백원짜리 열 두개를 자동발매기 구멍에 하나씩 넣으면서 천이백원을 만들어갔다.
그러는 동안 지하철은 이미 오고 사람들은 빠르게 개찰구를 지나가고
그래 이왕 이렇게 된거
나를 모르는 사람이 미열만을 보고 사는 날이 오기를
조금더 기다려보자. 조금씩 만들어보자.
5월 18일 금요일에는 경성대학교와 부경대길 사이에서 열리는 프리마켓에 미열이 참가합니다.
냉혹한 현실 앞에 바들 떨고오겠죠ㅎㅎ?
그래도 미열이 아주 객관적으로 평가될 날이니까 기대도됩니다.
시간은 2시부터 6시까지.
혹시 근처에 오시면 미열과 돗자리(?) 구경하러 오세요
돗자리 정말 멋짐!
저녁에 술한잔하며 미열을 나누는 것도 좋아요!
그리고 이날 아잉스튜디오 식구들도 놀러 오기로 했어요
아잉스튜디오 식구들 만나고 싶으시면
제가 소개팅 주선합니다! 히힛
그럼 제가 조금더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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