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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열스토리

미열 인쇄 전날






글을 써보기로 했다. 사실 미열을 만드는 과정이 너무 즐거웠다.

만나는 사람들과 그 속에 얽힌 이야기들.

나는 함께 사람들과 공유하려고 이 페이지를 만들었는데


조금 게을렀나?

오늘이라도 써본다.



내일, 월요일날 미열을 드디어 인쇄하기로 한 날!

오늘 인쇄소에 가서 정확한 견적을 보고 월요일날 인쇄하기로 했다.

비가 무척이나 온다. 비오는날 파마하면 머리가 잘 안나오는 것처럼

괜시리 오늘 인쇄를 맡긴다고 오늘 인쇄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흔히 말하는 인쇄빨이 잘 안나올까봐 금요일에 비온다는 소식에 애초부터 미뤘다.


그래도 4월 안에는 발간해야겠다고 스스로 약속했는데 조금씩 시간이 미뤄지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정확히 말하면 건강하지 않는 걱정을 했다.


잡지를 만들면서 왜 사람들이 한 권만 내고 그만두는지 알게되었고

부산이 정말 불모지라고 하는데 그 말도 이해하게 되었고

사람들은 책을 안사본다는 그 말을 이제는 나도 하게 되었다.


애초부터 스스로 잡지를 낸다는건 자위행위와 비슷하다.

그랬던 생각으로 나는 오랜시간 잡지만들기를 미뤄왔으니까

그래도 일단 시작하니까 너무 좋았다.

허상들이 실체가 되어 내 앞에 척척 나타났고

나는 또 축축 헤쳐나갔다.


어차피 그렇게 시작한 발간이기에

더 이상 내가 무어라고 하는 생각은 없다.

내가 자위한다고 해서 뭐라고 하는 이 없지 않은가

오히려 페미니스트 언니들은 나에게 박수쳐줄것이다.


그래도 나는 괜시리 걱정이 된다.

앞으로의 발간비용과 유통과정과 홍보들

부족한 나의 실력과 고무적인 나의 생각들

지금에서야 파도처럼 밀려온다.


오늘 인쇄소에서 견적을 정확하게 뽑기위해

내가 고른 표지종이를 보고 인쇄소아저씨는 


"이거 비싸서 안돼 안돼 이거하면 인쇄비가 얼마나 올라가는데"


괜히 취향대로 골랐다가 혼만났다ㅠㅠ

 

아저씨는 딱봐도 돈없어 보이는 나를 측은하게 생각하신다.

그렇게 혼 아닌 혼이 나면서 아저씨는 그랬다.


"아-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 어차피 후회하게 되어있어

 그래도 해봐야 알지

 안해보고 어떻게 알어"


그리고 덧붙여


"지금은 이렇게도 해보고 다음은 이렇게도 해봐

 그러면서 찾아가는거지"


맞다. 매번 미열은 나에게 어려운 질문을 던졌고 

나는 그 질문을 푸느라 끙끙댔지만

결국 잘 풀었고 풀고나니 다음 어려운 문제도 풀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서 찾아가는거겠지


무엇을? 

우리의 인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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