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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이천 명이 방문하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백수다 씨를 엊그제 만났다.
무한도전 다시보기를 올렸더니 3천 명이 넘었다고 했다.
하루에 제일 많이 들어오면 조회수가 삼십인 나로써는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직접 보여주니까 그제서야 감탄과 탄성을 질렀다.
백수다 씨는 나를 기다리면서 편의점에서 파는 와플을 주문했는데 마침 내가 왔다.
내가 괜찮다고 했는데 말이 끝나기도 전에 와플 반을 갈라줬다.
내가 좋아하는 궁합이었다
딸기쨈과 생크림
마음속으로는 너무 좋았지만 나는 티내지 않았다.
나름 차가운 이미지니까...ㅋㅋ
그날 둘다 감기기운으로 몸 상태도 좋지 않았고
우리는 너무 늦게 만나서 사실 오래 놀지도 못했다.
그래도 백수다 씨의 소설이야기는 재밌었다.
세 가지 중에 한 가지만.
나머지는 제발 어디가서 말하지마요.
여튼 너무 반가웠다.
멀리 떠난다고 거기서 살꺼라고 백수다 씨는 말했다.
그 이야기가 진지하지 않고
또 나도 언젠가는 이런 말을 누군가에게 할 날이 올 꺼라고도 생각하기 때문에
그러나 사실 나에게 멀리 떠나서 거기서 살꺼라고 말했던 사람이 얼마나 많았던가.
집에 밤 택시를 타고 오는데 스쳐간 그 사람들의 목소리가 떠올랐다.
한 명은 정말 마다카스카에 살고 있다.
가끔 채팅으로 안부 물으면
내가 어때 어때 하면
담담하게
음...그냥 가끔 여름에는 기린이 마을에 나타나
이런 말을 아주 담담하게 한다.
그가 마다카스카에 간다고 했을 때 그때도 나는 믿지 않았다.
그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나라가 실제로 존재한 섬이었단 말이야 하면서.
덕분에 내 머릿속 세계지도에 마다카스카가 생기면서
세계관은 조금 더 넓어졌다.
박정대의 시가 떠올랐다.
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 애인이지요
그래, 영원한 건 없다.
이야기가 이상하게 흘렀는데 여하튼 백수씨 반가웠어요!
남은 백수생활 즐겁게 해요.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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