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편집자(온수)의 방

시간은 불공평하다


시간은 공평했다. 간밤에 4시에 잤는데 일어나니 3시였다. 성탄절로 성탄성탄 했지만 나에게는 빨간 날에 불구했다. 어제 서면에 한 카페에 미열을 위탁 판매를 부탁하고 왔는데 사장님이 미안해하며 팔아보겠다고 하는데 그 말이 자꾸 마음에 남는다. 팔리는 잡지가 아니라 팔아야 하는 잡지라니. 왠지 한 철 지나고 세일을 해도 나가지 않는 할인매장 옷 같다. 


점점 추워진다. 날씨도. 


오늘 <나는 작은 회사에 일한다> 책을 읽으면서 사회적 기업을 소개하는 글에서 나무 키우는 앱을 발견했다. 무료앱을 다운받아 기업로고가 적힌 비료와 화분 등으로 가상으로 나무를 심으면 기업은 광고료로 직접 나무를 키울 수 있는 비용을 제공해준단다. 몽골에서 나무심기 첫걸음인가. 미열 만들면서 나무 많이 썼으니까 안 팔리는 옷 그만 만들고 나무나 심으러 가야하나. 그런 생각을 했다. 얼마전까지 우울에 빠져 있다가 4호에 실린 마무리 글을 쓰면서 한결 개운해졌다. 우는 소리도 그만하고 다시 마음을 잘 추스려본다. 아무래도 겨울 때문인가. 겨울만 찾아오는 이 우울에서 벗어나고 싶다. 가장 어려울 때 가장 쉬운 답은 천천히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것. 덕분에 중심을 찾고 있다.


동시에 읽고 있는 또 다른 책 <철학자와 개>는 철학자이기도 한 저자 마크 롤랜즈가 늑대와 함께 산 11년의 기록이다. 늑대와 보리밭을 달리던 저자의 이야기는 책장을 넘길 때마다 신선한 바람이 분다. 나름 재밌다. 그렇게 스스로 잊고 있던 재미를 찾으며 나를 추스린다. 


이제 움츠러든 어깨를 조금 펴고 불어오는 바람을 좀 맞아보련다. 그래 막상 어깨에 힘빼고 맞는 바람은 차가워도 맛있다. 각자 주어진 시간은 공평하나 결국 이 시간을을 잘보내는 사람만이 불공평을 즐기겠지. 



이르지만 모두에게 복된 새해!


 


 



'편집자(온수)의 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이쿠 시  (0) 2013.02.05
나의 화두.  (0) 2013.02.04
<황야의 이리> 중  (0) 2012.12.20
엎지락 뒷치락 중이다.  (0) 2012.11.12
어느 날  (4) 2012.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