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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온수)의 방

3. 하루 종일 글을 쓴다. 아닌 날도 있지만 몇일 동안은.개인적인 글을 공적으로,그러다보니 중독처럼 계속 쓰고 싶어진다.그래도 문득 머릿속에 스치는 이야기는 쓰지 않는다.그런 문장들은 삼키고 삼키는게 옳지만요즘 소화가 잘 안된다. 그 중 몇가지.그냥 지나간 사랑 이야기. 1. 내가 그를 좋아한 건 그가 소주를 박하사탕 영화처럼 마셨기 때문이다. 내가 그를 좋아한 건아무 이유없이 나에게 전화를 했기 때문이다. 내가 그를 좋아한 건택시 타고 내가 있는 곳으로와 나에게 택시비를 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내가 그를 좋아한 건돈이 없으면 친구에게 빌려와서는 돈 빌려왔으니 다 쓰자며,그래야 네가 나를 기억한다며. 이 모든 말도 안되는 이유로 내가 그를 좋아했다.또 그가 나를 좋아했듯이. 2. 오늘 혼자 집으로 오는 길 .. 더보기
지난해 여름과 그리고 여름 미열 여름호에 필요한 사진들을 찍으면서 의문의 필름도 함께 스캔했습니다.그러나 이거 왠걸요. ..... 지난해 바다가 들어 있었습니다. ... 곧 미열 2호 포스터도 포스팅할께요.이번해는 '밤' 더보기
요즘 미열과 나 미열 원고를 쓰고 또 필자들의 미열원고를 받고 수정해가고이제 원고가 거의 다 모아졌다. 표현대로라면 흩어진 이야기가 거의 모아진셈이다. 정신없이 바빴다. 물론 지금은 폭풍의 눈이다.다음주가 되면 쓰나미처럼 나는 미열 여름호 제작에 허우적 되곘지.예전에 여행에서 만난 친구들과 우리가 묶고 있는 근처의 해변가로 소풍을 간 적 있다.가이드북에는 분명 파도가 높아서 절대 수영을 금한다고그런데 그때 한 친구가 옷을 하나씩 척척 벗더니 바다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그 말은 수영을 하지도 잠수를 하지도 않았다는 말그저 힘빼고 파도에 자신을 맡겼다.나는 일생에 몇가지 기억하고 싶은 풍경을 잊고싶지 않아서그 기억을 꺼내고 또 말하고 또 그때로 간다. 그 중에 이 기억은 하나다. 처음에는 호기롭게 만들.. 더보기
This Is Not A Love Song /Nouvelle Vague 오늘 드라마를 보는데 삽입곡으로 나오더라.이미 너무 유명한 노래지만. 내가 이 노래를 알게된건 옛날에 한 집에 방을 나눠쓰며 세들어 살때였다.방이 세개였는데 하나는 대학선배이자 직장선배의 방하나는 나하나는 인디밴드의 기타리스트 언니. 언니가 좋아한다며 빌려준 음악시디들 중에 이 밴드시디가 있었다.시디플레이어에 음악시디를 넣고 재생하는 순간 어디선가 보라색 바람이 불어왔다.희미하게 우울한.어디선가 우연히 이 밴드의 노래가 흘러나오면그때 이 노래를 들으며 매일 반복해서 걸었던 그 길이 떠오른다. 가끔 그 언니가 보고싶고 보라색 바람을 맞은 날은 이 노래가 생각난다. In a manner of speaking 더보기
7장 멜랑콜리와 모더니티/마음의 사회학 19세기의 중후반 이후에 이처럼 문화의 한 차원으로 구조화되는 권태, 슬픔, 무기력, 멜랑콜리, 허무감무사감, 피로감 등의 정서군은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서구의 체액설에 의해 흔히 '우울질'의 감정형식으로분류되어왔고 오랫동안 서구인의 심성 속에서 신화적 영향력을 행사하던 점성술에 의해 '토성'(Saturn)'의감정이라 일컬어져왔다. 마음의 사회학/저 김홍중, 214 페이지 멜랑콜리 즉 우울의 감정이 토성의 성질이 부여되어 고대부터 표현되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제목처럼 우리가 가지는 일상의 감정들이 왜 생겨났고 어떻게 이용되어왔는지에 대해체계적으로 설명되어있다. 개인적으로 제 2부 5장 마음의 풍경이 흥미로웠다. 그렇다면 오늘 유난히도 토성이 나를 끌어당겼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우주의 섭리 때문에 내가 멜랑콜.. 더보기
그리움의 숲/9와 숫자들 나도 알아 한걸음씩 다가- 갈 수록심오한 너의 언어는 내 귀를 멀게하겠지. 너의 침대는 동굴처럼 좁아서나는 함께 누울 수 없어. 나도 알아 한걸음씩 멀-어 질 수록선명한 너와의 기억도 요즘은 자기검열이 너무 강해져서 표현하고 싶어도 잘 안된다.다시 심호한 나의 언어로 귀를 멀게하고 싶다. 특히 이 노래를 부르는 음색이 좋아서. 더보기
고래가 그랬어/ 고래의 창 78호 앞니 빠진 날키 150cm 돌파한 날바나나 모양 똥 시원하게 눈 날구은조랑 사귄 지 한 달 되는 날 노동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성년의 날수많은 기념일이 적혀 있는 5월 달력 숫자 밑에나만의 기념일을 적어 봐.너무 시시하다고?작은 일이면 뭐 어때? ㅋㅋ 필요 없어.나에게 의미있는 소중한 날이잖아.매일 먹는 밥. 동무들과 뛰어 논 일. 어제 읽은 책 이런게 모여서 건강한 몸. 재밌는 생각을 하는 내가 되는 거니까.하루하루가 소중한 기념일이지 않을까^^? 는 내가 좋아하는 잡지 중 하나다. 어린이 교양지로 어린이들의 글과 그림을 싣는 잡지인데읽고 있으면 마음이 너무 순수해진다. 우연히 뽑아든 호가 마침 작년 5월호다. 서문이 너무 좋아 오늘의 시어로 쓴다.우리의 하루하루가 건강하다면 우리가.. 더보기
김소연/ 너의 눈 너의 눈/ 김소연 네 시선이 닿은 곳은 지금 허공이다길을 걷다 깊은 생각에 잠겨 집 앞을 지나쳐 가버리듯나를 바라보다가, 나를 꿰뚫고, 나를 지나쳐서내 너머를 너는 본다한 뼘 거리에서 마주보고 있어도너의 시선은 항상 지나치게 멀다 그래서 나는 내 앞의 너를 보고 있으면서도내 뒤를 느끼느라 하염이 없다 뒷자리에 남기고 떠나온 세월이달빛을 받은 배꽃처럼하얗게 발광하고 있다 내가 들어 있는 너의 눈에나는 걸어 들어간다 그 안에서 다시 태어나 보리라꽃 피고 꽃 지는 시끄러운 소리들을더 이상 듣지 않고 숨어 살아보리라 더보기